김해이주민선교 연합기도회

이주민의 하나님

히브리서 11장 8-10절, 13-16절

서론: 우리는 모두 이주자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해이주민선교 연합 동역자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모두 ‘이주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타국에서 이 땅으로, 또 누군가는 이 사역의 현장으로 부르심을 받아 옮겨온 이주자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땅을 떠나 영원한 본향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인 이주자입니다.

오늘 저는 ‘이주민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며, 이주민 사역의 한가운데서 때로는 지치고 외로운 싸움을 싸우고 계신 여러분에게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와 용기, 그리고 사역의 열정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의 생각이 아닌, 우리를 이 자리에 부르신 하나님의 마음이 여러분의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넘치는 은혜와 감동으로 채우시기를 축원합니다.

본론: 왜 하나님은 ‘이주민의 하나님’이신가?

1. 세상을 만드신 첫 번째 이주, 그리고 비극적 이주

하나님은 친히 이 세상으로 ‘이주’하신 분이십니다. 아무것도 없던 혼돈과 공허 속에 말씀으로 임재하시어 빛을 만드시고, 하늘과 땅을 여시며 당신의 영광을 이 세상에 옮겨오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드시고 에덴이라는 아름다운 터전에 살게 하셨습니다. 최초의 행복한 이주였습니다.

그러나 죄가 들어왔을 때, 인류는 비극적인 이주를 경험하게 됩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채 유리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불순종으로 시작된 이주는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떠난 이주, 죄로 인한 이주가 불행한 이유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이주민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우리는 이 첫 번째 슬픈 이주의 그림자를 봅니다.

2.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행복한 이주

그러나 성경은 슬픈 이주의 역사만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이주, ‘행복한 이주’의 길을 여셨습니다.

  • 노아의 방주는 심판의 홍수 속에서 떠다니는 불안한 배였지만, 하나님의 약속과 보호하심 안에 있었기에 가장 안전한 처소였습니다. 정처 없이 떠다니는 것 같았으나, 그 방향키는 하나님께서 잡고 계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대로 움직이는 행복한 이주입니다.
  •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창 12:1)는 하나님의 막연한 명령에 순종하여 길을 떠났습니다. 그의 삶은 고되고 낯선 나그네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가는 곳마다 장막을 치고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 그것이 바로 아브라함의 이주를 ‘복된 이주’로 만든 핵심입니다. 아브라함은 모든 이주자들의 믿음의 모델입니다.

3. 광야, 최고의 은혜를 경험하는 이주의 현장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를 보십시오.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때는 풍요로운 가나안 땅에 정착했을 때가 아니라, 모든 것이 부족하고 척박했던 광야에서 이주의 삶을 살 때였습니다. 왜일까요? 그곳은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친히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통치를 가장 생생하게 경험했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동역자 여러분, 지금 우리가 감당하는 이주민 사역의 현장이 바로 이 ‘광야’와 같습니다. 때로는 막막하고, 열매가 보이지 않아 지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바로 지금이 하나님의 살아계신 능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은혜의 때이며,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할렐루야! 이 영적 비밀을 깨달을 때, 우리의 사역은 고역이 아니라 감격이 될 것입니다.

4. 희망을 연결하는 복음의 지름길

이주민은 두 나라와 두 문화를 잇는 다리입니다. 더 나아가 이주민 사역은 이 땅의 사람들을 전능하신 하나님과 연결하고, 절망의 사람들을 행복한 하나님의 자녀들과 연결하는 놀라운 희망의 통로입니다. 하나님은 이주라는 특별한 방법을 통해 세계 복음화의 문을 활짝 열고 계십니다. 닫혀있던 땅의 문이 열리고, 굳어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는 곳이 바로 이주민 사역의 현장입니다.

성경 전체가 이주의 역사입니다. 아브라함의 발걸음, 이스라엘의 발걸음, 그리고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이주입니다. 그 이주의 발걸음이 온 인류를 구원하는 복음의 발걸음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3차, 4차 전도 여행을 보십시오. 그것은 바로 복음을 위한 ‘이주의 발걸음’이었습니다. 바울이 이주한 곳마다 교회가 세워지고, 제자가 양육되었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되고, 공동체가 새로워졌습니다. 나아가 한 나라가 변화되고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입니까?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가 감당하고 있는 이주민 사역의 영광스러운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이 감격과 감동이 오늘 이 시간 우리 안에 다시 한번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지금 걷고 있는 이주민 사역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바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가장 복되고 영광스러운 복음의 사역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결론: 영원한 본향을 향한 우리의 마지막 이주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가만히 있으면 안정되는 것 같지만, 신앙은 정체되는 순간 퇴보합니다. 이 땅은 우리가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이며,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우리는 장차 돌아갈 영원한 본향을 향해 순례의 길을 걷는 이주자들입니다.

이 땅에서의 모든 이주가 끝나고 주님 품에 안기는 그날, 우리는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날까지 우리에게 맡겨진 이주민 사역의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합시다. 지치고 외로울 때마다,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시는 ‘이주민의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힘과 능력으로 다시 일어나, 이 거룩하고 복된 사역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